지리산

자연 속에서의 8시간은 눈과 귀, 코는 활짝 열렸다.

지난 17일 지리산 새벽 계곡바람은 끝 간 데 없던 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 차게 느껴진다.

구부러진 산길을 달팽이처럼 산 능선을 돌면서 돌계단∙계단사다리를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리산의 정상(1915ｍ)이다.

그저 올라가다 보면 심박 수가 바뀌는 폭이 커지는데, 나무 밑에서 좋은 냄새마시고 잠시 쉬면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심신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돌계단

*멈출 줄 알아야 위험하지 않다.

정상으로 가는 길, 함박꽃나무∙정영엉컹퀴∙삿갓나물∙지리바꽃∙하늘말나리∙들국화 등은 성장을 멈추고 그 이후 삶을 위해 겨울잠에 들고 있었다.

벌써부터 서릿발에 알몸이 드러날까 겨울잠에 들어간 식물(꽃)에게 낙엽이 싸이고 싸이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지리산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 보면 촛대봉(1703ｍ), 영신봉(1652ｍ), 덕평봉(1522ｍ), 반야봉(1732ｍ), 명선봉(1586ｍ). 등 고산 준봉이 10여개나 있으며,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보인다.

정상에서 남원∙곡성∙구례∙함양∙진주고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곡

주능선을 중심으로 해서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이 흘러내리고 있다.

하나는 낙동강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고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으로부터 흘러온 섬진강이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전남∙전북 3개도, 총면적(48만3022㎢)이다.

제석봉 돌계단에 누워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페러글라이딩

지리산상공에 물체가 보였다. 패러글라이딩으로 즐기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제석봉은 태고적부터 인류와 더불어 공존 공생해 온 산림은 맑은 물과 산소를 공급하고 휴식처를 제공하는 등 소중한 우리의 자원이다.

이곳은 55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구상나무 숲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누군가가 도벌 흔적을 없애려고 불을 질러 고산목지대로 변하게 된 곳이다.

1993년 5월, 이곳을 다시 구상나무 숲으로 복원하고자 유한컴벌리(주)와 산림조합중앙회 등은 힘을 합쳐 구상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위 천왕봉 아래 고사목

장터목대피소에서 내려가는 계곡이 깊을수록 갈색 나무와 녹색 나뭇잎, 돌이 비쳐 검게 보이는 계곡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연에 잘 썩은 나무둥치는 숲의 향기를 풍성하게 했다. 바람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도 또렷하게 들린다.

대구에서 온 젊은 부부는 ‘유암폭포’ 의 폭포수 아래서 큰 숨을 들이마시며 어린아이처럼 웃었다.

낙엽이 진 가지가 잔영을 만들어내고 있다.

초입,통천길∼망바위∼개선문∼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칼바위∼통천길, 반선하는 기쁨은 더없이 컸다.

이 코스는 내리막이 있다거나 계단이 많다.

부드러운 산세와 계절마다 특색 있는 장관을 수시로 연출하기에 산사람이라면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자주 가보셔야 지리산을 좀 보았다고 할 수 있다.

* 예약 없이 똑 같은 코스를 자주 찾아와 “8시간을 돌아도 파이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