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우와 단풍이 예쁘다.”

“단풍은 사람을 끌어 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나 봐.”

지난 13일 오전 고성읍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하이면 와룡산 향로봉에 올랐다.

오르는 길 마다 단풍으로 물들었다.

천년고찰 운흥사∼천지암∼낙서암 이 계곡은 앞만 보고 걷기엔 주변이 너무 아름답다.

온통 빨강∙노랑∙갈색으로 예쁘게 입혀져 내 마음을 들뜨게 했다.

푸르렀던 나뭇잎이 노랗고 빨강색으로 물들면서 자연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곱고 예쁜 단풍은 우리가 잘 모르는 고통을 안고 있다.

단풍은 왜 화려할까.

여름∙가을 햇빛이 강하고, 비바람에 자주 노출되고 낮밤의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나무와 함께 잎사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곱고 화려한 단풍빛깔이 나온다.

낙엽의 성분은 칼슘∙규소 외에도 식물의 활동 후 생긴 노폐물과 카로티노이드∙안토시아닌 등 각종 색소로 이뤄져 있다.

단풍은 무진히 애를 써 봐도 미세한 바람에도 간지러움으로 지고 있었다. 슬며시 내 곁에 내린 단풍을 카메라렌즈에 담았다.

단풍은 엄마의 품을 떠나 발아래 구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스친다. 끝 간 데 없던 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 바람은 차게 느껴진다. 이 바람에 단풍은 엄마의 품을 떠나 발아래 구르고 있었다.

떨어지는 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잎사귀를 버리지 않으며 훗날 나약한 삶을 살게 된다.

향로봉 오르는 길

산행 중 낙엽이 많이 쌓여 있는 곳을 지나갈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로봉정상(579ｍ)에서 바라보는 하일∙하이 바다는 띄엄띄엄 섬으로 이어져 있어 하나같이 눈을 뗄 수 없는 걸작들이다.

황금색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 개구리. 동면에 들때가 됐다.

* 명품을 걸친다고 자신이 명품이 되는 건 아니다. 적당한 선에서 어울리는 옷을 입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