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모봉에서 바라본 남해안

성큼 우리 곁에 찾아 온 가을, 자칫 놓칠 수 있다. 아름다운 가을을 즐기기 위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보는 것 어떨까.

9일 오전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가을이 없어졌다고 생각할 만큼 추웠던 것 같았다,

오전 9시 10분, 끝없이 이어지는 편백나무 행렬 숲을 지나 갈모봉 정상을 찍고∙∙ 여우바위에서 남해안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여우바위-달막고개-임도 방향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산불감시초소로 가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색다른 정취를 더한다.

곧이어 넓은 임도가 시작된다.

가을 수확기 먹을 것이 풍부해진 넓은 임도에는 산짐승, 날짐승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도망을 가다가 머리를 휙 돌아보더니 이내 숲속으로 달음박질쳤고, 까투리 한 마리는 코앞에서 ‘푸드득’ 하늘로 치솟았다.

울창한 숲에서 즐기는 삼림욕과 고라니, 까투리 물오른 자태를 덤으로 즐길 수 있었다.

편백숲

이 가을의 정취를 즐기면서 묵은 피로까지 싹 날려버렸다.

오전 10시 5분. 전망대에 닿았다.

우거진 음∙양 숲에서 무엇을 먹어도 거미줄을 만들어 내는 왕 녀석을 만났다.

나는 겁에 질려 옴짝 달싹 못하고 웅크리는 형국이 되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나서야 거미 인줄을 알았으니 절묘한 위장술을 자랑한 셈이다.

왕거미가 너무 커서 징그러워 스틱으로 치켜들고 살펴보았는데 몸통의 크기를 가름 할 수 있으리라.

왕거미

보통 다른 거미들은 한 줄의 거미줄을 뽑아내는데 이 거미는 한꺼번에 많은 가닥의 줄을 뽑아내는 것이 기이했다.

거미 녀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 나무 저 나무사이에 거미줄을 쳐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해충도 잡아먹어 주니까.

이 녀석은 솜털 안에서 ‘알’로 겨울을 보내다가 봄에 알에서 깨어나 부지런히 자라서 알을 낳고 죽는데 1년 정도 산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