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천길

지난 9월 10일 오전 천왕봉(1915ｍ)하늘풍경이 마치 엽서에 나오는 사진처럼 남∙여과 어깨를 맞대고 머물다 흩어지고 또 만나는 회화구름을 연출해 산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올해가 예년보다 단풍이 화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풍나무

말복이 지나도 꺾일 줄 모르는 더위가 순풍을 타고 체온을 바꾼 단풍나무처럼, 반가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0,5㎞ 지점에 있는 통천문은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에 불과하다.

그 사이로 빠져나오면 가을의 색다른 멋은 이제 시작이다. 바위에 자라는 소나무∙고사목 밑에 이름 모를 야생화도 이채롭다.

야생화

앞 만 보고 걷기엔 주변이 너무 아름답다.

“걸음을 멈추고 자연의 음악에 귀를 기울일 때 한들한들 바람이 불어 봐요, 얼마나 좋은지요.”

곧이어 숲이 더욱 짙어진다, 잎이 싱싱한 ‘관목류’가 평평한 안부바닥을 장식했고, 넝쿨식물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나무를 휘감고 올라 있다.

등산로

넝쿨과 나무가 하도 빽빽이 들어차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도 땅으로 곤두박질치지 않고 넝쿨 위에 걸쳐질 것 같은 느낌이다.

오후 12시 20분께 제석봉(해발 1808ｍ)야생화들이 피어있는 아름다운 곳을 찾아 휴식하는 달콤한 호사를 누렸다.

오후 1시 10분, 하산 길(5,3㎞)은 경사가 급하고 길다.

온몸에 힘을 줘서 발을 제대로 딛어야만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유암폭포와 계곡

드디어 ‘유암폭포’를 만난다, 폭포는 물이 적어도 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계곡은 하류로 내려올수록 더 넓어진다. 집채만 한 거친 바위들도 물과 바람, 시간에 닳고 깎여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계곡은 2시간 50여 분 동안 이어진다. 군데군데 선녀탕이든 용소든 폭포든 크고 작은 소와 담을 만들어놓고 산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등산로는 돌밭계곡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산으로 붙고 계곡을 몇 차례 가로지른 뒤 ‘통천 길’에 회귀했을 때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