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려수도 전경.

우리 몸은 소우주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오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세를 누려도 잔소리하는 아내가 있으면 좋다.

거류산(巨流山) 유담 둘레길(17.6㎞)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정원이다.

지난 10일, 이른 아침에 아름드리 키 큰 소나무들이 빽빽한 숲에 들어서니 아직 어두운 그림자가 남아서인지 마치 포위된 듯한 느낌이다.

▲ 야생화.

이 지역을 벗어나자 지난해 겨울을 나기 위해 낙엽을 떨어뜨린 활엽수 사이로 아침햇살이 스며든다.

아침 햇살을 받는 키 큰 나무의 시작도 근생엽부터라고 생각하니, 생명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요즘 나뭇가지들을 살펴보면 지난해 잎이 떨어진 자리에 봉긋이 꽃봉오리처럼 생긴 움을 관찰할 수 있다.

▲ 너덜지대의 칡넝쿨.

고목처럼 메말랐던 가지에 생명의 새싹이 돋아난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사람들은 이것을 ‘겨울눈’이라 부른다.

이처럼 나무들은 다양한 형태적, 생리적 변화를 통해 나름의 전략으로 겨울을 난다.

자연의 숲은 그냥 아무렇게나 이 나무, 저 풀들이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이 조화 속에서 생성되어 기기묘묘한 조화로 이루어져 형성되고 있다.

특히 야생화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희망과 기쁨을 안겨준다. 야생화는 대부분 습기가 적당한 양지에서 곱게 핀다.

▲ 편백나무 숲길.

그러나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며 이들은 각자 따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식물도 동물처럼 일종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유담 둘레길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들의 다양한 울음소리와 노래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파트너를 찾는 등의 목적이 다르다.

또 어디선가 딱딱 소리가 나서 나무 위를 쳐다보니 튼튼한 부리로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오솔길 전망대에 오르니 주옥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바다 위에 올망졸망 띄워 놓은 무수한 섬들이 꽃봉오리 같다.

▲ 조릿대밭.

전망대 옆은 곧게 뻗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이다. 이 나무가 품어내는 ‘피톤치드’향이 은은하게 온몸을 감싼다.

여기서 25여 분 계곡을 오르다 보면 울창한 조릿대 나무밭이 있다. 주변에서는 옛 석축과 기와 조각 등이 수습되고 있다.

조릿대밭 옆에는 ‘장군샘’이 있다. 이곳에서 적당한 샘물을 마시고 샘물 4Ｌ가량을 짊어졌다.

이날 오후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 봄의 기운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