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비.

17일 오전 날씨가 몹시 춥다. 바람의 기운이 더 세다. 나무들의 흔들림은 술 취한 나 같다.

경남 고성군 개천면 연화산에 천년고찰 옥천사가 자리하고 있다.

옥천사는 676년(문무왕 16)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절 이름을 옥천사라고 한 것은 돌 구멍에서 펑펑 솟아 나온 샘이 바위 모퉁이를 돌아 흐르는 물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이 연화산은 옛날에 비슬산(毘瑟山)이라 불렀다. 산의 동북쪽에 선유(仙游), 옥녀(玉女), 탄금(彈琴)의 세 봉우리가 마치 거문고를 타고 옥녀가 비파(琵琶)를 다루고 있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르던 비슬산을 연화산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한 것은 ‘조선 인조’ 때에 학명대사로부터이다.

산세가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하여 몇 송이의 연꽃이 솟아오른 듯한 빼어난 모습에 산 이름을 연화산이라고 고쳐 불렀다고 한다.

산 생김새 때문인지 옥천사 대웅전은 마치 연꽃잎 하나하나가 포개져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고,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최고 수준의 예술품 같다.

천년고찰 옥천사는 그 주변 지역에 (백련암(白蓮庵), 청련암(靑蓮菴), 연대암(蓮臺庵), 적멸보궁(寂滅寶宮) 등 산내 암자를 두고 있다.

영조 19년(1743) 조정에서는 옥천사를‘승군 주둔’ 사찰로 지정했다. 상주 승군이 340인이나 되었다고 전한다.

경상남도 고성군은 원래 소가야국 이었으나 신라가 차지한 뒤 고자군(古自郡)이 되었다가 제35대 경덕왕 때 고성으로 개칭하였고, 고려 때는 현(縣), 주(州)로 되었다가 1895년(조선,고종 32년)에 군(郡)이 되었다.

천년고찰 옥천사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다. 이것은 아무리 고관이라도 이곳에서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서 오라는 표시다.

이는 옥천사에 임금의 수복을 비는 ‘축성전’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