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든 동네 뒷산이든 산을 오르며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근육이 몸을 지켜나간다.

지난 2. 3일 날씨가 연일 좋았다. 필자는 경남 고성군 개천면 연화산 연화 1·2봉, 장군봉, 시루봉 등에서 내내 낙엽을 밟으면 한동안 걸었다.

요즘 갈색 낙엽도 발로 밟으면 사그락···사그락···하는 그 순간 온몸에 피가 빠르게 돈다. 그 피가 심장에 다다르면 터질 듯 두근거리는 심장을 보호하듯 다른 손이···

장군봉, 필자의 앞에서 등산하던 분이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 어떠한 과시욕조차 없다. 걷고 줍고 걷고 줍고···하다 보니 어느새 쓰레기가 한 봉지다.

시루봉(소풀산), 돌의 형상이 시루떡 같다 하여 시루떡 바위라고 불린다. 이 장기판 바위에는 분재와 같은 나무와 이끼 등이 뿌리를 내리고 먼 하늘을 바라본다.

자연은 가까이서 보면 아주 불규칙한 모습이다. 시루떡 층층 바위들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그러나 조금 더 멀리서 자연을 바라보면 규칙성이 있다. 시루떡 바위의 이름은 먼 옛날 사람들에 의해 불리며 전해진 것.

2일 오후, 고찰 옥천사를 돌아보았다.

옥천사는 소가야 지역의 화엄종찰로서 일연선사가 지은 ‘삼국유사’권 4‘의상전교’에 의하면 ‘전교 십찰’로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옥천사(玉泉寺)는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변화무상한 수난을 겪어 왔다.

옥천사도 임진, 정유의 왜란 때 손실된 것을 인조 17년(1640) 학명·의오 두 화상이 동상당(東上堂)을 초가로 짓기 시작하면서 연화산 옥천사 현판을 걸게 되었다.

이곳의 산세가 반개(半開) 연화와 같다고 하여 “비슬산을 연화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사찰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다. 이것은 아무리 고관이라도 이곳에서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서 오라는 표시이다.

이는 옥천사에 임금의 수복을 비는 ‘축성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를 기억해 현재를 돌아보는 일은 미래를 전망하는 소중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