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거류산 정상과 유담둘레길∼조릿대(산죽)밭 길을 걸었다.

이날 거류산 정상( 571.7ｍ )에서 저 멀리 지리산을 바라보니 주 능선은 첩첩이 펼쳐지고, 바다 곳곳에 떠 있는 점점이 풍광에 넋을 빼앗겼다.

필자는 오전 9시 10께 정상에 도착했다. 20여 분 후 등산객 5명과 마주했다.

이들은 정상석 인증샷 보다 지금 보이는 한려해상 풍광을 접하고 와∼우∼하면서 감탄사를 외친다.

저 봐. 해안선이 한반도를 빼다 박았다. 쪽빛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 풍광을 담느라 휴대폰 셔터 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이따금 바다 운무가 작은 섬들을 덮는다. 곧 다른 바람에 밀려 나갔다. 산객들은 아이처럼 기뻐한다.

오늘따라 통영 사량도의 상도와 하도 사이를 연결해 주는 사량대교 형체가 뚜렷하고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

등산객들은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휴대폰 셔터를 누르며 추억을 만든다.

정신의 힘은 우리를 유덕하게 만든다.

정신의 힘은 강인함과 관대함으로 나뉜다. 관대함은 정신력을 자기 능력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일에 쓰는 일이고, 관대함은 이를 타인의 삶까지 개선하는 일에 쓰는 일이다.

정신의 힘은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인간 삶의 진정한 가치는 순간이 아니라 지속에 있기 때문이다.

신과 같은 눈으로, 즉 더 멀리, 더 넓게, 더 길게 바라볼 때 우리는 달콤한 유혹을 이기고 유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정신력을 함양한 사람은 큰 보상이 따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정직하고 공정하게 행하는 등 좋은 삶의 가치에 충실하다. 이런 이들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반대로 정신의 힘이 약한 사람은 사회적 압력이나 세속적 보상 등에 쉽게 마음이 흔들려 가치를 거스른다.

필자는 더 걷고 싶어서 정상∼유담둘레길∼장군샘∼조릿대 오솔길∼엄홍길전시관 코스로 하산···

드넓게 펼쳐진 야생 조릿대(산죽)밭은 장군샘과 접해 있다. 이 일대는 사람들이 거주한 흔적이 있다. 아직도 유적들이 있는 것 같다.

물이 보약이라고 했던가. 장군샘에서 적절한 수분공급을 했다. 배낭 속 내용물을 정리하고 미리 준비한 빈 병에 샘물 7Ｌ가량을 짊어졌다.

물은 인체의 70%을 차지한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무기력증을 겪거나 쓰러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물을 마시는 건 금물, 적어도 7∼8컵 정도의 물을 적당한 간격으로 섭취해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우리의 몸은 시간이 기록되는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