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화를 찍고 있다.

목표가 있어 도전할 수 있는 삶은 아름답다.

지난 8월 24일, 따스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정상에 오르니 상쾌함이 밀려온다.

거친 숨으로 천왕봉에 올라 사방의 능선과 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니 저절로 마음이 탁 트이고 호연지기가 솟아오른다.

▲ 써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 야생화.

천왕봉엔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재잘거리며 찰칵! ‘표지석 인증샷’에 여념이 없다.

지난 23일, 처서였다. 고개를 들면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흘러간다. 구름의 모양은 날씨와 바람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한다.

하늘에 흰 구름이 마치 양털처럼 보이기도하고 조개들이 촘촘히 흩어져 있는 모양∙∙∙ 희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명주실 구름이 흘러간다.

하늘에서 파생되는 작은 구름 커다란 구름이 마치 북극이나 남극의 모습 같았다.

▲ 맨발걷기.     ▲ 구름.

늘 무언가에 쫓기듯 바쁜 일상! 잠시 웅장한 자연의 품에 머물러 보면 고민하던 답도 얻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공감한다.

산행은 혼자도 좋고, 벗과 함께 해보면 참 좋은 추억도 만들고 우정도 깊어진다.

오늘도 지리산을 혼자 갔었지만 혼자가 아니다. 주변 모두가 다들 벗이요∙∙∙ 인생의 교실이다.

필자는 천왕봉에서 벗들을 뒤로하고 혼자 대원사 방향을 택했다.

▲ 앙증맞은 야생화를 바라보는 여인.     ▲ 필자.

하찮게 보이는 어떤 생물들도 자연의 구성원이다.

천왕봉∼중봉∼써리봉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지리산의 정수(精髓)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비록 중간 중간에 급경사가 있어 난이도가 쉽지만은 않지만 산 아래 멀리 첩첩한 산과 마을을 조망하며 걷는 추억의 길이다.

대표적인 가을 전령사인 구절초, 쑥부쟁이, 투구 꽃 등 만개한 야생화를 눈에 담으며 쉬엄쉬엄 갈 수 있을 만큼 길이 완만하게 잘 조성돼 있다.

▲ 인증샷.     ▲ 인증샷.

이 코스는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화∼대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거나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식물을 채취하면 불법이다.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한다.

식수를 보충하고 손에 물을 떠서 얼굴에 한번 끼얹으면 땀이 식고 어느새 더위는 싹 잊힌다.

계곡을 끼고 내려갔다. 무제치기 폭포가 있다는 표시판이 있다.

▲ 치밭목대피소.

폭포 방향으로 몸을 틀어 내려서면 곧 협곡의 차가운 기운이 몸을 감싼다.

3층 단을 이룬 폭포풍경은 아기자기한 멋을 자랑한다. 비스듬한 암반위로 물이 흐른다. 제법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도 있다.

두꺼운 물줄기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위에 붙어 흘러내리는 이색적인 폭포수가 주는 아름다운 풍경은 가슴에 각인된다.

▲ 무제치기 폭포.

인간은 걸어야 한다. 걷지 않는 것이 건강에 가장 치명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직장인들이 책상에 앉아 컴퓨터 작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척추질환 환자가 많다. 허리를 건강하게 하는 비결은 하루에 만 보 이상 걷는 것이다.

일이 많아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출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걸어야 한다.

최근 통계를 보니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라고 한다. 수명도 수명이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대원사∼천왕봉∼중산리까지 이르는 구간은 급경사로 바뀌기 때문에 산행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탐방거리가 18㎞가량 길기 때문에 체력과 일몰시간을 확인한 후 등산을 즐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