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다양한 생물이 살고 행복의 에너지가 가득한 샘터다.

지난 9일 아침 6시 30분께, 지리산국립공원중산리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중산리∼천왕봉∼장터목대피소∼계곡 등 8시간을 등산했다.

▲ 지리산 다람쥐는 뭘 찾고 있는 걸까?

이 계절 지리산을 찾아야 할 이유는 세 가지다. 산책하기 좋은 숲이 있다는 것, 순수한 야생화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늘할 정도로 시원하다는 것이다.

굴참나무 ∙ 신갈나무 등 새잎이 가득한 산길을 걷다보면 나무와 흙과 물이 주는 원시의 편안함으로 일상에 얽매였던 끈을 풀어줄 뿐이다.

해발 1400∼1860ｍ에는 구상나무, 가문비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정상(1915ｍ)은 차가운 공기로 코끝이 찡하고 한산했다. 이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은 별로 없다.(흐림)

▲ 다정한 친구와 천왕봉에서 한 컷!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최근 분포지역이 줄어들고 있어 정부가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제석봉(1808ｍ)일원에서 ‘구상나무 복원’ 현장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숲은 단순히 경치가 좋고, 그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체의 생리적 기능을 활성화해 건강을 증진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이 차곡차곡 쌓여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최근 한 의학자는 숲 속에서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맨발걷기, 명상, 나무 껴안기 등 활동을 함께한 결과 숲 체험 참가자 모두에게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타솔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정감이 어디에서 오는가. 그 발원지는 ‘자율신경’ 에서 찾을 수 있다.

▲ 지리산 계곡...

지리산의 ‘자연이 연주하고 계곡물과 새가 전하는 노래를 듣노라면 온 마음은 저절로 청아해진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자연에 많은 관심이 간다. 숲의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현대인들의 성인병 질환 증가추세도 팍팍한 삶의 또 다른 자화상이 아닐까. 이런 팍팍한 삶속에서 숲은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들에게 숲은 이를 다스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야생화

옛 어른들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머리에 서리가 내리는 지금에서야 그 뜻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삶의 소중함을 절실히 일깨우는 뜻이리라. 나무에 매달아두고 멈추게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흘러간 시간은 영영 되돌릴 수 없다.

▲ 야생화

▲ 야생화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성장과 함께 정보화 사회를 지나 지식사회로 들어서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누려온 자연과의 삶이 상당부분 단절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기회가 닿으면 베풀고 배려하며 사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