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사 여행의 키워드 중 하나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는 물소리이다.

경남 고성군 개천면에 가면 연화산이 있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봉우리들이 빼어나다. ‘연화’라는 그 이름은 연꽃을 떠올리게 한다.

연화산은 “2002년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지정 될 만큼 산세가 아름답고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찾는 이의 혼을 꿈나라로 보낸다.

대웅전 앞에 서서 ‘자방루’ 지붕 너머 앞산을 바라보면 연화산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숨통을 확 틔운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절에 와서 돌아설 때 순간조차도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풍광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다.

흙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연화산 정상(524ｍ)이 나온다. 마을 전역이 보이고 이어서 깊디깊게 파인 V자 산등성이 너머 진주가 이렇게 가까웠는가.

▲ 표지석

정상 팻말 옆으로 등산객들이 기도와 함께 쌓아올린 돌멩이 탑이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께 등산객(부부)이 경건하게 두 손을 합장하고 두 눈을 감고 각자의 꿈을 기도한다. 간절함이 역력해 보인다.

어느새 가을이 왔는지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숲속 발갛게 익은 열매가 탐스럽다. 도토리나무사이로 다람쥐들이 신통하게 움직인다.

나는 산을 사랑하는 자이자 산을 오르는 자다.

내 어떤 숙명을 맞이하게 되든, 내 무엇을 체험하게 되든 그 속에는 반드시 방랑과 산 오르기가 있으리라.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체험하기 마련이니.

어려운 일을 지혜롭게 잘 처리하는 방법은 사색의 힘으로 만들어진 내공(內工)에서 나온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