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을 덮은 두터운 구름 아래에는 안개비가 자욱하다.

사는 게 꽃 같네, 그녀는 운이 좋아 호사했다.

100세 인생을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는 바로 무릎 연골과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지난 9일 오전, 명석한 아우와 지리산 천왕봉을 가던 중 칼바위 인근에서 지혜로운 지인을 만났다.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는 그녀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수가 증가하며 피로해 보였다.

딱히 수단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거리던 때였다.

산행 때 챙겨온 소금과 당분을 공급하고 신발을 벗도록 해 최대한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잠시 후 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가득 묻어났다.

▲ 지리산의 전경

나는 사정을 알고 ‘개고생’을 각오해야 했다. 시시각각 얼굴색∙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고지대라 숨이 가빠지고 현기증이 나는 증상이 올 수 있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현장의 통찰력을 주입시켰다.

시작된 산행은 구부러진 산 능선을 돌면서 망바위∼통천문∼천왕샘∼계단사다리를 거쳐 오전 11시 50분 쯤 정상에 올랐다.

그녀는 한국인(韓國人)의 기상(氣像) 여기서 발원(發源)되다. ‘표지석’을 안고 육체적으로 힘든 산행을 통해 해냈다는 성취감에 눈물이 고였다.

▲ 지리산 정상에 선 여성 등샌객이 흐뭇해 하고 있다.

정상(1915ｍ)에 서고 보니, 골짜기마다 피어오르는 안개는 수묵화를 연속 그려내고 있다.

안개비가 오니 운치는 더 했다.

지리산, 경남에서 가장 높은 산일 뿐 아니라, 삼도(전북∙경남∙전남)에 걸쳐있다, 그 넓이는 484㎢이다.

▲ 천완봉 정상에 선 필자의 모습

숨을 고르면서 공기 좋고 바람 시원한 제석봉(1808ｍ)에 도착했다. 구상나무는 더욱 초록이 짙어서 청량감을 준다.

바람소리 물소리가 숲을 헤집고 들어왔다.

잠시 후 자연초록에어컨바람은 일행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방해받지 않는 허연 구름은 능선곳곳에서 모닥불을 피웠다.

그녀는 운이 좋아 호사했다. 그녀는 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보였다.

현재 청주에 살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 지리산 중산리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펜션을 예약했다.

그녀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새벽에 펜션을 나와 무조건 생애 처음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떠올리며 갈 때까지 가 볼 생각을 했다.

지리산정상, 산행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얘기는 이렇게 끝냈다.

▲ 안개비가 내리는 지리산의 속 살 모습

제석봉, 수줍은 야생화는 빛을 발하고 있다. 벼랑 끝에 핀 작은 꽃도 일행의 시야를 끌어들였다.

일행(3명)은 유암폭포에서 물장구를 치고 사각사각 모래알의 풍경을 렌즈에 다 담았다. 지금 돌아봐도 아찔하다.

▲ 폭포수를 즐기는 등산객의 모습

*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려 물을 제대로 보충해 주지 않으면 몸이 가물기 쉽다. 인체는 수분의 섭취량보다 배출량이 많을 때 탈수 현상이 나타난다. 체내 수분량은 나이에 따라 변한다. 청소년기(60%)를 거쳐 50대가 되면 체내 수분량은 50%로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