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기 예보도 애써 외면한 채 들뜬 마음으로 지리산을 유람했다.

새벽 3시 50분에 눈을 뜬다. 자명종을 힘겹게 누르고 창문 밖 하늘을 게슴츠레 쳐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의 기분 혹은 컨디션을 위해 뜨끈뜨끈하고 달착지근한 (COFFEE MIX) 맛이 일품이다.

▲ 통천길,

경남 고성읍에서 승용차로 1시간 20여 분 걸려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 출발지인 중산리∼천왕봉 코스는 길지 않고 난도가 높아 쉽지 (왕복,10,8㎞) 않다고 평가된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초록 나무들은 더욱더 빤짝거렸다.

날씨가 화창하다. 맑은 날 햇살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 시킨다. 덕분에 나의 아침은 설렘과 기대감에 발걸음은 더욱 가벼웠다.

▲ 망바위     ▲ 노거수

숲속 길섶에서 새 울음소리가 목이 쉬도록 운다. 어미가 새끼를 잃고?, 아니면 단순한 의사소통인지?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는 것인지? 헷갈린다.

망바위 지점은 영험한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 땀으로 온몸이 푹 젖어있다. 울산 (아버지와 딸) 사진 한 컷 찍고···

땀의 99%는 물. 나머지는 소금·미네랄 등 땀이 배출된다는 것은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우리 몸에서 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체온을 조절하고 디톡스(detox)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천왕봉의 운해     ▲ 야생화

사람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살 수 있는 ‘항온동물’이어서 체온이 섭씨 37도보다 높아지면 열을 몸 밖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또 땀은 냉각수(冷却水) 기능도 하지만, 많은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등(信號燈) 역할을 한다.

여기서 그대로 직진하면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 있는 법계사에 도착한다. 법계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1,400ｍ)에 있는 사찰이다.

요즘처럼 등산로가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지리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람에서는 사찰(잠·식사)과 승려(안내)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전한다.

경내 숲 바위틈 어딘가에서 배어 나오는 맑은 샘이 끊임없이 고인다. 필자가 쪽박에 물을 꿀꺽꿀꺽 두세 번 마시다 보면 약간 은은한 나무의 향이다. 샘물 1.2Ｌ가량을 보충했다.

▲ 천왕봉 정상에서 묘기

이정표를 따라 모퉁이를 돌고 고개를 넘으니 중간중간 까다로운 돌계단이 곧추서 있어 급한 숨을 쉬어야 하는 곳이 적지 않다.

해발(1,700ｍ)지점, 중년 등산객이 시도 때도 없이‘뿡뿡’뿍! 빡! 뿡! 방귀 소리가 너무 크고 요란하다. 웃음··· 방귀는 체내에서 불필요한 가스가 항문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천왕봉을 300미터가량 남겨놓고 큰 바위 옆 우뚝 서 있는 고목에도 물기가 오르고 새싹이 나서 새들도 찾아오는데, 갖은 풍파와 오랜 세월 앞에서 고목은 쓰러져 간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필자 앞에 운해가 넘실거리고 그사이에 깔린 운무와 야생화가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낸다. 자연이 아니면 이 조화는 힘든 풍광이다.

그 덕에 야생화가 필자의 시야를 자극한다. 그곳에 발걸음을 멈추고 눈으로 꽃잎을 스 윽 그어도 핑크빛 꽃이 바람에 자유롭게 살랑거린다.

▲ 필자

그 앞 꽃대는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높고 낮음을 분별하지 않고 화답하듯 자유롭고 여유롭게 하늘거린다.

바위로 똘똘 뭉친 정상(1,915ｍ)에 서면 폭염은 얼씬도 못 하는 성역이다. 머리 위로는 흰 구름을 이고, 절벽 아래는 그 어떤 시트보다 폭신한 구름 솜으로 깔려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1시간 정도 기다렸다. 준비한 커피 한 잔 마셨다. 그 맛이···

* 인간은 걸어야 한다. 걷지 않는 것이 건강에 가장 치명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허리를 건강하게 하는 비결은 하루에 만 보 이상 걷는 것이다. 일이 많아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변명이다.

100세 장수를 원하는 모든 분에게 오늘부터 걷기와 수영에 도전하기를 권해본다.

* 지리산(智異山)의 총면적과 산.높이 ;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산청군·함양군·하동군에 걸쳐 있다. 산.높이 1,915ｍ. 이 산은 총면적이 440.4㎢이며, 전라북도에 107.7㎢, 전라남도 87.9㎢, 경상남도에 244.7㎢ 분포한다.

* 우리나라(휴전선 이남) 높은 산 순위; 1위 제주 한라산(1,950ｍ). 2위 경남 지리산(1,915ｍ). 3위 강원도 설악산(1,708ｍ). 4위 전북 덕유산(1,614ｍ). 5위 홍천,평창(1,577ｍ). 등 한반도에 2,000ｍ 이상의 산은 백두산(2,744ｍ)이 대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