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바다를 건너온 봄바람이 물의 생명에 파릇파릇한 새 숨을 불어넣고 있다.

봄의 전령은 뭐니뭐니해도 꽃이다. 양지능선에는 이미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꽃을 볼 수 있다.

끝이건 시작이건 계기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따뜻한 봄바람에 힘겨웠던 겨울을 떨쳐버리고 산(山) 정상에 오르면 새 다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가는 산은 어디든 초입을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초입을 찾으면 그날 산행은 술술 잘 풀린다. 『시작이 반』이란 속담은 산꾼들을 위한 것인가 보다.

갈모봉산행코스는 험하지 않아 출발점-50여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2006년 3월 개장한 이후 매년 10여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산림욕장을 찾고 있다.

잘 가꿔진 산림욕장「편백숲」은 고성읍 이당리 산 146-1일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59ha에 30〜50년생 편백, 삼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피톤치드(phytoncide) 방출량이 높은 힐링 공간을 지나 갖가지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은 등산객들 사이에서 첫손가락 꼽을 정도로 절경이다.

여우바위-갈모봉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40분쯤 걸으면「구리동굴」옆으로 오르막을 오른다. 또 하나의 조망바위가 있다. 여기서 지맥을 따라 1시간 더 걸으면 어느새 영선재에 도달한다. 3시간 남짓 걸린다.

이 코스는 봄비에 탱탱해진 나뭇가지, 움트는 꽃눈, 지맥향기가 진동한다.

걸으면 600여개 이상의 근육과 200여개의 뼈가 동시에 움직여 뼈마디의 기능이 향상되고, 사람은 응고된 혈액에 의한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30〜40% 낮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익히 경험했지만 마음을 마음대로 다스린다는 것은 정말 녹록하지 않다. * 3월에 배 둘레를 1인치쯤 줄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