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

속세인들이 보배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은보화, 다이아몬드 등이겠지만 불교에서는 다릅니다.

삼보(三寶) 라고하는 세가지 보물이 있죠. 불(佛)과 법(法)과 승(僧)이 바로 그것 입니다.

'불'은 부처요, '법'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승'은 바로 스님 입니다.

그래서 불자들이 바라는 꿈은 삼보(三寶)에 돌아가 의지하는 것이니, '귀의불(歸依佛)', '귀의법(歸依法)', '귀의승(歸依僧)' 입니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양산의 '통도사(通度寺)'가 불보사찰(佛寶寺刹)이요, 팔만 대장경을 모신 합천의 '해인사(海印寺)'가 법보사찰(法寶寺刹) 입니다. 그리고, 순천의 '송광사(松廣寺)'가 승보사찰(僧寶寺刹) 인거죠. 이 세 절이 바로 삼보사찰(三寶寺刹) 입니다.

승보사찰 송광사의 상징인 승보전(僧寶殿)에는 부처님께서 생전에 영축산에서 설법하시던 장엄한 그 모습을 재현하여 석가모니와 가섭, 아난 등의 10대제자와 16나한을 비롯한 1,250명의 스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 승보전은 한국전쟁(6.25) 당시 대웅전으로 사용 되었던 전각으로 현재의 대웅보전을 지으며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겁니다.

건너 편에 위치한 지장전(地臧殿)은 원래 명부전(冥府殿) 이었던 건물로 지금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죠. '지장보살(地藏普薩)'은 지옥으로 떨어질 중생들을 전부 구제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는 커다란 포부를 세운 보살로 삭발을 한 모습 입니다. 좌우에 두 보살과 함께 '시왕(十王)'들을 모시고 있죠.

시왕이란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은 죄의 경중을 가려 준다는 저승에 있는 염라대왕을 포함한 열 분의 대왕을 가리킵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날부터 49일까지는 7일마다, 그 후에는 100일, 1년, 2년에 차례로 각 왕에게 가서 생전에 지은 선악업의 심판을 받는다 하죠.

그 왜,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에서 나왔던 그 이야기가 바로 그거 죠.

그 영화를 다시한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송광사에는 세가지 보물이 있습니다. 승보박물관에 전시 되어있으며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9호인 '능견난사(能見難思)'와 천연기념물 88호로 지정되어있는 뒤틀리고 비비꼬아 용트림으로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방불케하는 천자암(天子庵)의 '쌍향수(雙香樹)', 그리고 대웅전 옆의 '비사리구시'가 그것 입니다.

먼저 '능견난사(能見難思)'는 12~13세기 중국 금나라시대의 것으로 추정 됩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 되어있는 원형의 가벼운 놋그릇으로 굽이 없습니다.

도력이 높은 고려의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중국 금나라에 들어가 병든 황제의 쾌유를 빌기 위한 기도를 할 때 쓰던 청동 바루(鉢盂)로, 원래는 500점 이었다고 하죠.

세월의 흐름으로 부식되고 마모되어 없어지니, 1828년에 와서 점검하니 50점으로 줄어들었죠.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30점만 모두 녹이 슬고 금이 간 채로 남아 있습니다.

보조국사가 금나라 황제에게서 직접 하사받은 것들 가운데 일부로서 부처님께 공양할 때만 쓰던 것이라고 합니다.

'보정선사(寶鼎禪師)'의 '백열록(栢悅錄)'에 의하면, '... 500개의 그릇이 한꺼번에 포개지는데, 겉 그릇은 안 그릇 속으로 겹쳐 들이지만 그 보다 크지않고, 안 그릇은 속으로 들어가 밖의 것과 합해지지만 그 보다 작지않으니 그 크기가 서로 같아 차이나지 않고, 안팎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형제 관계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대소 관계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매우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 ' 이라 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세상 사람들이 '... 모두 그것들을 볼 수는 있지만 헤아리기는 어렵다고 하나 사실은 그냥 보통의 유기 소반일 뿐... '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송광사 사적에는 조선의 숙종임금이 이 그릇들을 감상한 후 그 가공의 기교가 뛰어남에 감탄하여 이름을 '능견난사(能見難思)'라 붙였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는거죠.

승보종찰(僧寶宗刹) 조계산 송광사(曹溪山 松廣寺) 5.

천자암의 쌍향수(雙香樹)...

숲을 따라 천자암으로 올라가면 암자 뒤쪽에 예사롭지 않는 두 그루의 향나무에 압도 당합니다. 800년 동안을 스스로 뒤틀리고 휘감긴 몸으로 엿가락처럼 꼬인채 고행의 시간을 다하는 향나무 고목이죠.

이를두고 사람들은 쌍으로 자라고 있는 향나무라는 뜻으로 '쌍향수', 즉 '곱향나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 송광사.

송광사의 곱향나무는 두 그루가 쌍으로 나란히, 몸체가 몹시 꼬여 하늘을 향한 진기한 모습을 보이는, 오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엄청나게 큰 나무인 만큼 너나없이 사람들은 이 나무에 외경(畏敬)의 마음을 표해 왔습니다.

휘몰아치듯 칭칭감긴 몸을 만지면 극락에 오를 수 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쌍향수는 천년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되어 있죠.

고려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스님'과 그의 제자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중국에서부터 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이곳에 나란히 꽂았더니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서 지금까지 자랐다고 합니다.

담당국사는 중국 금나라의 왕자로 지눌스님의 법령에 감읍하여 제자가 되었다고 하며, 천자암을 창건한 분이지요.

'국사(國師)'란, 나라의 스승이 될 만큼 깊은 법령을 가진 큰 스님에게 내리는 존호(尊號)이며, 최고의 경지에 오른 승려를 일컫는 법계로, 신라와 고려시대에 주로 많았으나 조선에 들어서 숭유억불 정책의 영향으로 불교가 쇠퇴하며 차츰 사라진 승려의 품계 입니다.

나란히 서있는 두 나무가 서로 옆의 나무에게 절을 하고 있는 듯한 쌍향수는 보조국사와 그의 제자 담당국사의 예절바른 사제(師弟)관계를 보는듯 한 모습 입니다.

목질부가 향기로운 향나무는 예로부터 향료로 사용하였으니, 순수 신앙의 신성한 나무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특히 제례가 많은 사찰에서는 필수적 이었겠지요.

송광사의 곱향나무...

천년을 가까이 회오리치며 하늘과 닿아있는 쌍향수는 이렇게 신비로운 전설과 기이한 모습을 가진 고목으로 긴 세월에 걸쳐, 그야말로 수 없이 많은 불자와 중생들을 대하며 그 푸르름이 변하지 않고 오로지 침묵으로, 향기만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으니, 그 생명력 만으로도, 문화적으로, 또 생물학적으로 가치가 높으니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는 겁니다.

ㅎㅎ... 정말 이 나무가 지팡이 였다니...

"올라가지 마세요", "들어가지 마세요"란 표시판을 달고있어 만져 볼 수도 없고... ㅉㅉ... 나도 극락 가고 싶은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