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정리하고 끝내야 겠습니다.

리(理)의 정신은 인정하지만 기(氣)의 변화로 일어나는 물질적 양태를 부정하는 십(十)자 기호를 의미체로 하는 기독교 계열...

물질적 양태만 인정하고 정신을 부정하는 만(卍)자를 대표적 의미체로 하는 불교계열... 둘 다 모순이 있죠..

정신이 물질이고 물질이 정신인데 리(理)만 인정하거나 기(氣)만 인정하고 한쪽을 부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는 이 현실을 다 부정하게 되기에 진리를 찾아 해맬 필요가 없으니 결국 '원죄설'이 나오게 되는 근원이 됩니다.

하지만 이 현실속에 살고있는 나이니 자기 스스로를 부정할 수는 없고, 따라서 나와 하느님을 연결해 주는 현실적인 존재가 꼭 필요하게 되어 그리스도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죠.

거꾸로 불교는 기(氣)라는 물질적 양태는 인정하지만, 리(理)의 정신은 인정하지 않기에 어떤 식으로든 이 현실에서 진리를 찾아야만 했죠.

그래서 불교인들은 필사적 구도의 길을 찾는데, 짧은 인생으로는 모든 기(氣)의 연기적 변화를 경험할 수가 없어 그 대안으로 진리는 자신안에 다 있으니 깨달음을 얻으라는 것으로 대표적인 교리로 삼는 것이죠.

팔만대장경과 같은 방대한 불교의 서적을 보면 필사적인 구도의 길을 찾아가던 수 많은 선승들의 노력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불교는 너무나 진지하게 인생을 본다는 것이고, 반대로 기독교는 어떻게 살든 너와 나는 모두 원죄를 가진 죄인들이라 보는 것이죠.

그러니 기독교의 구약과 신약을 다 합쳐도 불가의 서적에 비한다면 그 양적인 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나는 겁니다.

두 종교의 보편적인 시각도 그 정도의 차이인 것이고요.

기독교와 불교는 진리를 찾는 방식이 극과 극으로 전혀 다른 것 같아도 극과 극은 통한다는 것이므로 석가모니의 붓디즘(Buddhism)이 서양인들에게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이며, 그리스도의 기독교 역시 동양인들에게 전파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으로 서양인들이 경험하기 힘든 반대의 무엇이 불가에 있기에 수 천 년을 통해 쌓여온 불가의 지혜가 지금의 서양인들에게도 다가가게된 것입니다.

한편 이 들 종교보다 비교적 늦게 나타난 것이 유교인데, 기독교나 불교와는 달리 정신과 물질의 양 측면을 같이 검토하면서도 정신과 물질을 하나로 볼 것인가 아니면 둘로 볼 것인가를 두고 오랜세월 피 터지게 논쟁을 벌린 것이 '이기일원(理氣一原)론'과 '이기이원(理氣二原)론' 인거죠.

이기일원론으로 우주를 본다면 태어날때는 모두가 평등하나 자신의 노력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는 '민주주의사상'이 나오는 기본바탕이 되고, 이기이원론으로 본다면 모두는 태어나면서부터 차별화 되었기에 어떻게 인생을 살든 귀천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신분 계급사상'이 나오는 기본바탕이 되는거죠.

조선은 철저한 신분 계급사회였기에 민주주의 사상이 싹 틀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은 마련되어 있었으나 현실화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조선말 동학도들이 보여준 흔적은, 양반계급들이 몰락하는 틈을 타고 나타난 이기일원론을 바탕으로 싹튼 한국식 민주주의의 한 형태였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 싹이 제대로만 피었어도 분단과 같은 비극은 없었을텐데 말이죠.

참 아쉽습니다.

어쨌던 지금의 지구촌에서 가장 특이한 곳이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 한반도인데 전 세계 외국인들의 눈에는 거의 모든 잡다한 문명적 형태가 한국땅에 몰려있다는 것으로, 너무나 강한 개성들로 인해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오히려 대치하고 있는 국면이다보니, 외국인들에게는 어쩌면 한반도가 문명의 쓰레기통 정도로 보일지도 모르나, 이는 쓰레기통으로 만 보았기에 그렇지, 만약에 그것을 용광로로 본다면 언제든 불길을 당겨 각자의 개성들을 녹이고 하나로 융화시키는 진짜 용광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겠죠.

그때에 세계인들은 이 한반도를 주목할 것이며, 우리가 몸 담고있는 지구촌의 이 조그만 대한민국이 21세기 세계문명의 대변혁을 이끌어낼 중추적 리더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승보종찰(僧寶宗刹) 조계산 송광사(曹溪山 松廣寺) 1

겨울비가 지나가고 혹시 눈을 밟아 볼 수가 있을까 하는 요행을 바라며 송광사가 있는 순천의 조계산을 찾았습니다.

아, 조계산 송광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 하기전에 먼저하던 이야기부터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결국, '십(十)'자 모양의 기호는 기독교의 로고(logo)가 되었고, '만(卍)'자 모양의 기호는 불교의 트레이드 마크(trademark)가 되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두 종교의 상징은 그 뿌리가 같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기한 일이죠. 동양이나 서양이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마 같은것을 추구하고, 비슷한 상상을 하였으며, 좇는 이상의 방향이 동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어떠한 형태로 표현 되더라도 그것을 추구하는 이는 바로 '사람' 이니까요.

이쯤하고 송광사로 가 보겠습니다.

송광사(松廣寺)...

입구에 들어서면 멀찌감치에서부터

'불일문'이 있어 중생들을 맞아 줍니다.

'승보종찰 송광사 불일문(僧寶宗刹 松廣寺 佛日門)'이라는 커다란 현판을 달고, 양쪽으로 버티고 선 해태상의 뒤로 화려하기 그지없는 단청을 입고 섰습니다.

그기부터가 송광사의 경내라는 거지요.

송광사는 사적 제506호 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의 본사이며, 이전에는 대길상사, 수선사라고 했습니다. 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사찰로 꼽히죠.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에 있는 조계산(曹溪山)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사의 아침에 높은위치에서 내려다보면 뽀얀 물안개가 전각을 싸안고 감도는 것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죠.

깨끗하게 비질이 되어있는 대웅보전 앞의 넓은 마당은 오히려 휑~ 한 느낌마져 드는것이, 곱게 빗은 여인의 머리같이 곱고 깨끗하고 신선 합니다.

송광사의 대웅보전에는 삼세불(三世佛)이 모셔져 있죠. 왼쪽에서부터 석가모니의 미래를 예언하셨다 하여 '과거불(過去佛)'이라하는 '연등불(練燈佛)'이 있고, '현세불(現世佛)'인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그리고 미래에 오실 '미래불(未來佛)'인 '미륵불(彌勒佛)'을 모시고 있는것이 근엄하고 온화하기 이루 말 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그 세 부처를 좌우로 '지장보살(地藏菩薩)', '보현보살(普賢菩薩)',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문수보살(文殊菩薩)'... 네 분의 협시보살(脇侍菩薩)이 모셔져 또 다른 느낌의 인자함으로 부처님을 보살펴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