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하얀 서리를 덮고 있는 이정표

▶ 무술년 일출

새로워지자는 새해 다짐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 다른 새해의 1월 1일이 저문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첫날, 필자는 지리산정상(1915ｍ)에서 해돋이를 보고 새해 소원을 빌었다.

▲ 무술년 새해, 여명이 밝아 오는 천왕봉

민족의 영봉, 지리산정상서 바라보는 일출은 전율을 느끼게 한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전해질만큼 일출보기가 어렵다.

영겁의 세월은 움직이지 않는데 어쩌면 우리 인간만 안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식물이 스스로 잎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겨울을 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 무술년 새해 천왕봉에서 맞이한 일출

▶ 봄을 기다리는 식물의 ‘겨울눈’

한겨울 나뭇가지를 살펴보면 잎이 떨어진 자리에 둥그스름한 꽃봉오리처럼 생긴 눈이 붙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겨울을 보낸 후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싹을 띄울 꽃과 잎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인데요. 사람들은 이것을 '겨울눈(Winter bud)'이라고 부릅니다.

▲ 무술년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등산객의 모습

주변에서 솜털이 무성한 목련의 겨울눈이나 노란 꽃이 떨어진 직후부터 생기는 개나리의 겨울눈을 흔히 볼 수 있겠죠.

식물은 겨울철 저온현상과 바람, 건조, 병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저마다 독특한 형태의 겨울눈을 발달시켰습니다.

갯버들은 눈 껍질이 보드라운 털로 덮여 있는 반면 갈참나무는 생선의 비늘처럼 눈 껍질이 겹겹이 둘러쳐진 모양이죠.

▲ 무술년 새해 아침을 맞이한 어느 등산객의 활기에 찬 모습

이처럼 각 종마다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겨울눈의 모양으로 식물을 구별할 수도 있습니다.

겨울눈은 봄이 되면 광합성을 하는 잎이 될 잎눈, 꽃으로 피어나 생식작용을 할 꽃눈으로 나뉩니다.

대표적인 겨울눈인 목련의 꽃눈을 반으로 갈라보면 그 안에 꽃술이 될 부분과 꽃잎이 될 부분이 잔뜩 웅크린채 봄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를 묵묵히 견디는 식물들의 변화를 관찰하며 인생의 지혜를 배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천왕봉에서 무술년의 첫 일출을 맞이하고 하산하는 길의 필자